정의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는 성인이 주의집중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과잉 행동 및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정신 건강 상태를 말합니다. 미국 성인 일반인구의 약 3-5%, 한국 성인의 약 4% 가 성인 ADHD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기본적인 통계나 의학적인 연구도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성인 ADHD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수입니다.
이처럼 추정되는 성인 ADHD 인구에 비해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성인 ADHD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소아의 ADHD에 비해 현저히 적어 진단과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적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성인 ADHD는 소아에 비해 증상이 비특이적인 편이어서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어렵습니다. 또한 ADHD 자체가 다른 질환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인데, ADHD보다는 공존 질환으로 우선 진단을 받고 ADHD는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성인 ADHD 진단을 위한 기준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부분도 진단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아와는 달리 성인이 된 환자들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스스로가 증상을 숨기거나 보상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인
ADHD는 뇌 안에서 주의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합니다.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 부위의 구조 및 기능의 변화가 ADHD의 발생과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손상, 뇌의 후천적 질병, 미숙아 등이 ADHD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소아 ADHD의 유병율은 일반인구의 6~9%이며 이중 60~80%가 청소년기까지 지속됩니다. 또한 50%, 즉 소아 ADHD 아동 2명 중 1명은 성인기에 이르러서도 주요 증세나 전체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증세를 계속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
ADHD 증상은 환자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변화합니다. 과다활동은 초기 청소년기로 접어들면서 유의미하게 감소하나 일부 환자의 경우 충동성, 감정의 심한 기복, 주의집중력에 지속적인 결함을 보입니다. 이를 포함하여 성인 ADHD에서 보일 수 있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중과 집중유지의 어려움
- 아주 간단한 일인데도 일을 끝마치기 위해 고분군투한다.
- 결국 일도 끝마치지 못한다.
- 세밀한 부분을 간과하는 실수가 잦다.
- 별로 상관 없는 광경이나 소리 때문에 쉽게 산만해진다.
- 한가지 일을 하다가 어느새 다른일을 하고 있다.
과도한 집중
- 책, TV, 컴퓨터 등 흥분과 보상이 있는 일에 대해서는 몰입한다.
- 다른 중요한 일을 잊고 시간 개념을 잃어버린다.
비조직화와 건망증
- 정리정돈을 잘 못한다(방, 책상, 차가 아주 어질러져 있다).
- 일의 예상 소요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만성적으로 지각을 한다.
-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계획적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제자리에 놓지 않는다.
불안정함 또는 끊임없이 활동함
-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어려워한다.
-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일을 추구한다.
-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한다.
- 쉽게 지루해한다.
충동성
- 자주 다른 사람의 대화에 끼어든다.
- 자제가 잘 안된다.
- 무례하거나 부적절한 생각을 그대로 내뱉는다.
-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돌발적으로 행동한다.
- 중독의 위험이 있다.
감정조절의 어려움
- 자존감과 성취감이 낮다.
- 비판에 대해 과민하며 쉽게 좌절한다.
- 기분의 기복이 심하고 조급하다.
- 예민하고 폭발적으로 화를 낸다.
진단
의사는 문진과 증세를 종합해 병을 진단합니다. 최근 스탠퍼드대에서 기능자기공명영상(fMRI)를 통해 ADHD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검사실에서 정확히 환자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진단법은 없습니다.
성인 ADHD의 진단을 위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성인 ADHD 자가보고척도(ASRS)' 가 있으며 선별 질문에서 검게 칠한 부분에 체크된 문항이 4개 이상이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치료
ADHD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구분할 수 있으며 성인의 경우 사회적 관계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가 많이 사용됩니다. 성인 ADHD 환자에게 스케줄러를 사용하게 하여 체계적으로 일정을 관리해 업무효율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합니다. 감정조절훈련을 통해 화가 나고 감정조절이 안될 때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중추신경자극제인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계통의 약물을 복용해 주의집중력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다른 치료제로는 부프로피온 등과 같은 항우울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뇌의 니코틴수용체와 관련된 약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족이나 동료들이 환자의 ADHD 증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이해하고 배려해 행동교정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경과
치료되지 않고 지속된 ADHD가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수 있습니다. ADHD 아동들이 성인이 되면 학교와 부모님의 통제를 벗어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그만큼 더 다양한 책임과 능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소아기와는 달리 사회에서는 아무도 이를 도와주거나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당연히 성인 ADHD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증상들로 인하여 학업, 직장, 가정 등 일상생활 전반에 기능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WHO 는 전세계적으로 무단 결근이나 업무 효율 저하의 원인 top 10 중 하나로 ADHD를 꼽았습니다.
또한 ADHD 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성인이 되면 알코올 중독이나 니코틴 중독,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 핸드폰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주의사항
가벼운 환자는 자기 증세를 스스로 조절합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에 집중하는 ‘병행업무수행’(multitasking)은 현대사회에서 재능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어른 ADHD 환자 중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에 집중하며 일을 성취시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환자는 ‘자기 조절’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긴 회의를 참고 견디며 남이 말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자기 조절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느라 회의 내용이나 다른 사람이 말한 내용에는 신경 쓸 수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인 ADHD는 증세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과 치료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혹시 성인 ADHD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받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인 ADHD 환자가 지키면 좋은 습관
1. 메모가 가능한 노트나 수첩, 스마트폰을 항시 휴대하고 다닌다.
2. 주변에 휴지통과 정리함을 여러개 배치해둔다.
3. 열쇠나 전화기, 지갑 등의 물건을 담는 보관함을 항상 같은 위치에 두고 사용한다.
4. 반복되는 실수를 파악하고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5. 불안과 분노가 생길 때 주무를 수 있는 물건을 주머니에 소지하여 감정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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