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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tory]신한금융, 국내 ESG 평가서 ‘최고등급’

Rimm 2021. 2. 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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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금융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금융사 ESG 경영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업권이 대체로 우수했고, 금융투자(증권사) 업계의 ESG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ESG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ESG 이슈와 관련된 사건과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기업일수록 리스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적절히 갖춰 운영하는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많은 이들이 목격하고 있다”며 “ESG는 먼 미래에 대한 추상적 비전이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SG 평가기관별 점수와 등급은 구체적 기준이 각기 다르다. 평가기관에 따라 동일 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평가의 주요 지표가 비슷하더라도, 어떤 부분을 중대하게 다루고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평가 등급과 점수에 따라 일률적인 줄 세우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점수와 평가 등급을 주목할 이유도 있다. 바로 ‘양극화’다.

류고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선임연구원은 “금융업권의 평균 점수는 50점 수준인데, 선두 그룹은 100점에 가깝기도 하고 반대로 아예 관심이 없는 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아예 0점이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SG 경영에 소홀했던 기업들의 변화와 각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big story] 금융권 ESG 경영평가, 양극화 뚜렷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0년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는 2020년 하반기 기업의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부문을 평가한 결과,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 중 신한금융, KT, 포스코, LG생활건강 등 4개사가 최고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ESG 성과를 유지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최고등급인 AA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의 평가 결과는 총 7개 등급(AA, A, BB, B, C, D, E)으로 나뉜다. 분석 결과 AA와 A등급을 받은 기업이 전체의 24.43%였다.

성과 우수 기업으로는 산업별로 AA와 A등급을 받은 기업 가운데 산업 내 점수 기준 5위까지 선정했다. 은행 섹터에서는 최고등급인 AA를 받은 신한금융을 비롯해 A등급을 받은 BNK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이 성과 우수 기업으로 제시됐다. 금융투자(다각화된 금융) 분야에서는 A등급을 받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보험에서는 A등급의 삼성화재가 유일하게 성과 우수 기업에 뽑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은 S, A+, A, B+, B, C, D의 7등급으로 분류된다. 2020년 평가 결과를 보면, ESG 수준이 우수한 기업들(A등급 이상)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평가 대상 기업의 68%(전년 74%)가 여전히 보통 이하(B등급 이하)의 취약한 수준을 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0년 평가에선 평가 대상 기업 전체 760곳 중 탁월한 수준의 S등급 기업은 선정되지 않았다. A+등급으로는 총 16개사가 뽑힌 가운데 금융권에선 신한금융, KB금융,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지주 등 5곳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우수 등급인 A등급으로는 전체 95개사가 선정됐다. 금융사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현대차증권,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 한화생명이 A등급 평가를 받았다. 류고은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ESG 수준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편이지만, 금융권 선두그룹은 비금융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ESG 평가 ‘저조’

서스틴베스트의 평가 결과, 투자 배제 종목으로 분류되는 D와 E등급을 받은 기업은 2020년 하반기 평가 결과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2018년 7.82%, 2019년 7.74%에서 미약하게나마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업권에서는 2020년 하반기 D등급을 받은 한국금융지주와 KTB투자증권, 보험사에선 흥국화재가 성과 저조 기업의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 결과, 취약 수준인 C등급은 236개사로 전체의 31.1% 수준이다. 매우 취약한 D등급을 받은 기업은 22곳으로 2.9%였다. 2020년 D등급에 포함된 금융권은 없었다. C등급으로는 코스피 상장사 중 상상인증권, 한양증권, KTB투자증권,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아주IB투자가 꼽혔다.

금융 섹터에선 금융투자업계의 ESG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스틴베스트의 ‘상장기업 ESG 분석보고서’를 보면 은행, 보험, 금융투자(다각화된 금융) 가운데 은행의 ESG 평균 총점이 77.7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보험은 평균 62.3점, 다각화된 금융은 평균 56.62점이었다. 보험과 다각화된 금융은 총점 평균도 2019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담합, 소비자 안전 등의 이슈에서 논란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금융업권별 ESG 평균 점수에서도 금융투자는 환경(E) 9.1점, 사회(S) 39점, 지배구조(G) 39.3점으로 가장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은행은 지배구조(G)와 사회(S)에서 평균 62.4점과 56.2점을 기록했다. 보험은 사회(S) 50.3점, 지배구조(G) 50.1점을 받았으나, 환경 점수는 은행(24.4점)보다 10점 가까이 높은 33.1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사고 등 여파로 8개사 ESG 감시대상에 선정

허위 정보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업자 부당행위 컨트로버시 또한 꾸준히 문제가 되는 이슈다. 금융권에서는 2019년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판매에 이어 2020년에는 라임, 옵티머스 등 대규모 사모펀드 사고가 발생했다.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권의 내부통제 미비와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는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3년간 하반기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ESG 이슈와 관련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을 ESG 감시대상(watchlist)으로 선정했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ESG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의 하락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ESG 감시대상은 8개사로 CJ대한통운, GS건설, LG유플러스, SK텔레콤, 아시아나항공, 영풍, 하나금융지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선정됐다. 입찰 담합이나 근로자 사망사고, 폐수 유출, 횡령 배임 사고 등이 주요 이유다.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감시대상에 오른 하나금융지주는 채용비리와 불완전판매, 선행매매 사고 발생으로, ESG 평가 등급이 A등급으로 우수함에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9호(2021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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