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스마트폰에서 자동차까지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전자제품·자동차 생산 지연 우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확대로 PC, 서버 관련 반도체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제품 생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심천에서 스마트헤드폰을 위탁생산하는 샌드앤드웨이브의 도니 장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제품 산업 전반이 반도체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부품 부족으로 한달치 물량을 만드는 데 두달을 들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급난의 배경으로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사재기, 일본 AKM 반도체 공장 화재,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동남아시아 공장 가동 차질,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프랑스 공장 파업 등을 지적한다.
로이터는 여기에 8인치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점도 수급난의 근본적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는 한물간 기술로 취급되면서 관련 제조설비 투자가 줄었지만 최근 5G 스마트폰, 노트북, 게임기, 자동차 등에서 8인치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옴디아의 케빈 앤더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제품이 모두 동일한 팹(제조 공장) 자원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은 산업 전반에서 뚜렷하다"고 말했다.
8인치 시스템 파운드리회사 DB하이텍 관계자는 로이터에 "8인치 공장은 적어도 향후 6개월 동안 최대 용량으로 가동될 것"이라면서 "내년 하반기까지는 공급이 빡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난에 반도체 가격 줄줄이 인상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상당수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양새다.
차량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NXP반도체는 지난달 말 고객들에게 원자재 비용 증가와 심각한 반도체 공급 부족을 이유로 모든 고객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공지했다.
미국 경제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UMC, 글로벌파운드리, 뱅가드인터내셔널세미컨덕터(VIS) 등 파운드리 회사들이 올해 4분기 8인치 웨이퍼 가격이 10~15% 오르고, 내년에는 20~4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 앞서는 대만 TSMC가 내년부터 12인치 웨이퍼에 대한 대량구매할인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SSD 컨트롤러 제조사인 실리콘모션은 내년 1분기 10~15%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온 뒤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더스트리트는 올해 가격 하방압박에 시달린 D램 가격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D램 공룡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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