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일본에서 의사로 살기

Rimm 2019. 12. 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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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일본은 전문의를 따거나 따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계가 애매하다. 의국에 7~8년 남는 경우도 많고 더 배우는 과정이 있다. 레지던트 때 정말 교육적 측면에서 배우고 싶다면 일본을 추천한다.”
 

동경대학의학부 부속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후기연수의로 수련을 받고 있는 박광업 씨는 ‘지구醫' 세미나에서 한국의사로서 일본에서 일하며 느낀 점에 대해 밝혔다.


초기연수의 병원 결정 위해 진료능력조사시험·국가시험 등 거쳐야


박광업 씨는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사를 마친 후 일본 의사면허시험을 준비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동경대학의학부 부속병원 초기연수의로 수련을 받았다.


현재는 동경대학의학부 부속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후기연수의로 수련 중이다. 그는 국립암센터, 사이타마적십자병원,신동경병원 파견근무와 다수의 병원에서 비상근근무 경험을 했다.
 

그는 “일본을 처음 접했을 때가 8~9년전이다. 일본에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왜 가느냐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점차 해가 지나면서 (일본에 관해) 문의가 들어오고 정보공개도 많이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박광업 씨가 일본에서의 수련과정에 대한 정보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된 때는 공중보건의사 3년차 때다. 당시 일본 근무경험을 가진 지인과의 대화는 새로운 선택을 이끈 계기가 됐다. 그는 “공중보건의사 3년차 때 일본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알게 됐다. 일대일로 대화를 하다 보니 수련 과정 내 교육적 부분, 환자와의 관계 등 좋은 점이 많았다. 이를 계기로 일본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초기연수의 2년을 거쳐 분과 코스 1개를 정해 3~4년간 후기연수의로 수련을 받은 뒤 분과 전문의가 된다. 한국에 적용했을 때 초기연수의가 인턴, 후기연수의가 전공의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연수의 병원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서류접수(한국의대 졸업·한국의사면허소지·JLPT 1급 소지, 군복무수료), 진료능력조사시험(OSCE 시험), 국가시험, 병원 매칭 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박광업 씨는 “국가시험의 경우 한국의 의사국가고시와 같다”라며 “병원 매칭 시험은 선택이 가능하다”라며 “한국에 비해 일본에서는 초기연수의 병원은 크게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2차병원에서 다양한 배움의 기회 접할 수 있어


박광업 씨는 대학병원이 교육의 중심인 우리나라와 비교해 일본은 2차병원에서 술기 등 보다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학병원은 주로 연구에 집중한다. 


그는 “일본은 대학병원이 메인이 아니다. 2차병원(시중병원)에 해당하는 병원이 주류다. (2차병원에서) 연수, 강의, 수술을 다 경험할 수 있다”라며 대학병원은 2차병원에서 하기 힘든 수술, 특이한 케이스 등을 담당한다”고 언급했다.


박광업 씨는 시중병원 수련의 장점으로 판독 등 배움의 기회가 많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바쁜 병원의 경우 업무 로딩이 있을 수 있지만 시중병원의 장점은 한국에 비해 배울 수 있는 과정을 많이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술기 등 한국에서 경험하기 힘들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하려면 (일본에서) 대학병원에 가면 안 된다. 대학병원은 고급의(high-end), 특이 케이스가 많다”라며 2년 간 대학병원 1년, 시중병원 1년을 경험할 수 있는 ‘1+1 제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의 의국 입국과 시중병원 정착 간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의국이라는게 일종의 공간적 개념을 떠나 조직이다. 의국에 들어가면 4년간 (안정적 조직에서) 책임을 져준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시중병원의 장점으로는 풍부한 배움의 기회를 꼽으며 “시중병원에 들어가 4년 내내 (수련을) 받는다고 하면 물론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런 분들이 가장 실력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궁금해 한 주요 내용은

 

Q. 일본에서 수련 시 한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술, 시술 기회를 얻을 수 있나요

A. 레지던트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레지던트때만 따지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레지던트 전과 후의 (차이가)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은 의국에서 최소 7~8년을 일합니다. 수련을 늘려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는 전문의를 따고 안 따고에 대한 경계가 애매합니다. 의국에 남아 7~8년 하는 경우도 많고 더 배우는 과정이 있습니다. 레지던트 때 정말 교육적 측면에서 배우고 싶다면 일본을 추천합니다. 한국은 대학병원이 교육의 중심인 중앙집권적 측면이 있고 일본은 지방분권입니다. 마음가짐으로 봤을 때 별 차이가 없습니다. 펠로우로 못 배울 수 있다는 분들은 일본에 나가는 것도 좋습니다.


Q. 일본에서 수련 시 월급이 한국에 비해 유의하게 높나요?

A. 맞습니다. 주4회 시중병원 (월급이) 높을 뿐더러 시중시세를 맞춰줍니다.


Q. 일본에서 전문의의 월급이 한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나요?

A.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펠로우를 마치고 개원하는 경우가 한국에서는 많습니다. 일본은 수련을 받고 10년 동안 배움의 과정을 거친 후에 병원에 남아 고급적인 것을 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개업은 대개 미용분야를 빼고 40대 중반에 합니다. 일본이 한국보다 수가가 높기도 하고 일본어를 할 수 있다면 (월급이) 두배가 될 수 있습니다.


Q. 일본에서 외국의사로 느끼는 차별이 있나요? 

A. (독도 등 예민한 질문은) 물어보지도 않을뿐더러 일본어를 구사하는 외국의사를 높게 평가합니다. 일본은 의사 로열티가 높습니다.


Q. 일본에서 마취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언어적 장벽 등) 

A. 도일 시점에서는 소화기내과를 고려했습니다만 초기 연수 첫 반 년 간 내과계열을 돌고 난 뒤 강박적인 분위기가 싫어서 배제하게 됐습니다. 마취과를 선택한 것은 수술 중 흐트러지는 생체징후(vital sign)를 정상으로 맞춰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내과와는 달리 속도감이 빠른 점, 양호한 삶의 질(QOL)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말을 적게 해도 되는 것이 외국인으로서 편한 점도 있습니다만 선택 시 그러한 부분 때문에 다른 임상과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모든 과들도 외국인들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만 정신과는 언어, 문화적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쉽지 않으므로 추천은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Q. 우리나라의 경우 마이너과 위주로 경쟁이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 흔히 말하는 ‘인기과’는 어떤과가 있나요? 

A. 일본은 한국식의 (마이너과 위주의) 인기과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수련 중 습득한 술기, 수술들을 전문의 취득 후에도 계속 살려가며 발전시켜 나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 병원(대학병원이 아닌 2차병원)들이 메인 임상병원의 역할을 하며 외과, 신경외과나 순환기·소화기내과 등의 과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져 있고 심장, 폐 수술도 실시되는 곳들이 많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과를 골라서 가도 교수가 되지 못하면 그간 배운 것들을 활용하기 쉽지 않은 것은 한국과 많은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일본이 많이 부러운 환경인 이유입니다. 다만 비인기과는 존재하는데 산부인과, 흉부외과 같은 곳은 너무 힘들고 소송위험도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긴 합니다. 하지만 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은 끝까지 밀어붙이고 나가기 때문에 다른 과에 지원했다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가는 경우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지던트 모집 정원이 일정하지 않고 원내턴과 원외턴의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Q. 일본도 우리처럼 나이가 중요할 텐데 일본에 40대 초중반의 의사가 연수의로 진출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A. 나이가 중요한 것은 체력, 정신력 등 스스로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릴수록 유리한 점은 물론 있습니다. 다만 병원들이 워낙 천차만별이라 본인 능력 및 상황에 맞는 곳을 잘 찾아 가시면 상대적으로 쉽게 전문의 혹은 자립할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외과의사라도 누구나 다 간이식을 할 필요는 없고 순환기내과의사라도 누구나 TAVI를 할 필요도 없는 것처럼요. 한국의사라면 일본에서 살아남기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어린 선배의사들에게 잘 맞춰주는 것은 필수입니다만 한국인은 그러한 예의를 갖추는 것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한국의 전문의자격증을 인정받고 일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 됩니다.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한국 전문의라도 인턴에 해당하는 초기연수는 필수로 밟아야 하며 일본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후기연수의(레지던트)를 일본인과 동일하게 마쳐야 합니다. 다만 한국에서 인턴만 수료했어도 한정된 일부병원에서는 초기연수의 1년만 해도(정식은 2년) 수료로 인정해주는 곳이 있는데 이 정도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의 전부입니다.


Q. 초기 연수의가 인턴, 후기 연수의가 레지던트인가요? 

A. 그렇다고 보시면 무방합니다. 초기연수의라도 병원에 따라서는 본인 능력 및 의욕에 따라 주치의 역할을 맡기도 하고 내시경, 초음파, 정형외과 수술 감독하고 집도 등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스스로 다 할 수 있는 경지에는 못 오릅니다. 다만 후기연수 선택에 큰 영향을 줄 동기부여는 될 것입니다. 응급실 1차 문진 및 워크업도 담당하게 되므로 의사로서 기초소양을 닦기가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일부 대학병원 인턴은 이 기회를 박탈당하므로 개인적으로 초기연수 2년 내내 대학에 있는 것은 극히 비추천합니다.


Q. 한국에서 전문의, 펠로우 다했고 임상경험 충분한 경우, 일본에서 초기 연수의만하고 할 만한 것은 없나요? 노인병원, 호스피스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A. 초기 연수의만 마치고 취직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토쿄나 오사카 시내처럼 의사인력이 과잉인 곳에서는 제한이 있겠고 상대적으로 의사인력이 부족한 대도시 근교나 지방도시를 노려보시는 게 나을 듯합니다. 병원과의 1대 1 담판이기 때문에 어떻게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일본어능력을 초기연수 기간 동안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지가 관건입니다. 개업은 영주권이 없으면 자금조달 및 행정절차 과정이 쉽지가 않고 2년의 초기연수 기간 동안만으로 일본인들을 일본어로 신뢰감을 주며 진료하는 것은 쉽지가 않을 듯하므로 추천이 어렵습니다.


Q.일본에서 취득한 전문의 자격이 한국에서 인정되는 과가 내과, 마취과 2개인 줄 알고 있는데 이외에도 있나요?

A. 이 부분은 저도 명확하지 않아 송구스럽습니다. 일본에 건너와 일본 전문의를 취득 후 다시 한국 전문의 취득을 노리기에는 최소 도일 7~8년은 걸릴 듯 합니다. 다만 이런 초창기 세대들이 적고 실제 지원을 하신 분들이 제가 아는 한에서는 없기 때문입니다. 학회 차원에서도 첫 도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자가 하기 나름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생각합니다. 좀 특수한 예로 일본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한 재일교포 분이 몇 번의 도전 끝에 한국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 후 한국에서 일하고 계신데 해당 분야는 그 분이 최초이자 마지막이고 그 분이 일이 되게끔 만드신 것이라 봐야 하겠습니다.


Q. 일본 연수의 매칭시 한국에서처럼 학점이나 JMLE 성적 등의 스펙이 중요한가요?

A. 학점, JMLE점수 전혀 상관없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이나 미국과는 다른 좀 특수한 부분인데 원칙상 일본의대생들은 본과 4학년 여름에 병원매칭시험을 먼저 봐서 본인이 초기연수의를 할 곳을 미리 정해놓습니다. 그 후 국시를 보기 때문에 국시는 단지 Pass/Fail 개념의 시험일 뿐입니다. 학점은 병원매칭시험 때 요구하는 곳도 있을 수 있는데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외국인으로서는 인기경쟁 병원(이러한 곳은 역설적이게도 한국병원들 못지않게 업무가 과도합니다) 경우 그러한 병원을 지원할 정도의 우수한 일본의대생들을 누르고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중한 업무나 스트레스를 굳이 겪으면서까지 일본에 정착하는 것을 권유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넉넉하시다면 JMLE를 미리 붙어두시고 그 다음 해에 병원매칭을 보시면 병원입장에서는 국시 불합격으로 인해 결원이 발생할 부담을 없앨 수 있으므로 플러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국시 합격 발표 후 불합격자들 발생으로 공백이 생긴 병원들을 전화나 이메일 연락을 서둘러서 지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일본인과 달리 병원이 고용을 해준다는 서류를 받고 나서 비자 신청을 할 수 있는데 3월 중순에 국시 합격발표가 나고 비자 신청 결과는 빠르면 1~2주, 붐비는 대도시관할 입국관리소의 경우 1~2달이 소요돼 초기연수의 시작이 4월부터는 불가능할 수 있어서 이 점을 병원에 사전 공지 후 허락을 받고 일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아무래도 언어가 궁금한데요. 회화가 가능하더라도 진료는 전혀 다른 문제거든요? 아마 해외 진출 생각이 있는 선생님들도 언어 앞에서 좌절하실 거 같아요. 본인의 일본어 준비 과정과 현재 언어 수준이 궁금합니다.
 
-네, 맞아요. 일상 회화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돼요. 고급 일본어가 필요합니다.
 
저는 일본어를 고등학교 때부터 접하면서 JLPT(일본어능력시험) 1급은 예과 2학년 때 특별한 공부 없이 수월하게 취득했고요.
 
이후에도 일본어를 계속 접하며 일본 의학서적도 몇 권 정식으로 번역해서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만, 실제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소위 멘붕 상태에 한동안 빠져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제 일본어가 전문직으로 근무하기에는 수준 이하였던 거죠.
 
 
초기연수의 초반엔 주변 일본인 선배나 동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자기 나라말을 하는 외국인에게 상당히 어드밴티지를 주는 문화라서 버텨나갈 수 있었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찔하고 민망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현재 일본어 수준은 네이티브 일본인의 80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얘기하는 일본인 의사 동기에게 받은 평가라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들에게 들었던 제 초창기 일본어 점수는...
 
그냥 비밀로 하겠습니다(웃음).
 
 
메디게이트뉴스: 일본 환자가 선생님 일본어를 소위 '못 알아먹고' 되묻는 경우는 많진 않나요? 그게 의사로서는 좀 치명적일 거 같거든요.
 
-고맙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일본어를 아무리 이상하게 말해도, 네이티브 일본인은 문맥으로나 분위기로 어떻게든 해석을 해냅니다.
 
제가 그들의 말을 이해 못 하거나, 놓치는 경우가 더 많죠.
 
 
일본은 환자가 너무 유순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라, 지금까지 분위기가 어색하거나 상처받는 말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물론 분위기가 이상해질 거 같으면, 제가 미리 굽히고 들어가서 그런 거일 수도 있긴 하지만요.
 
아직은 제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전문의 단계가 아니다 보니 책임질 일이 많지 않아, 환자들이 그렇게까지 신경을 안 쓰는 걸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어 실력도 점점 네이티브에 수렴할 거라 믿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마취통증의학과는 수술실에서 환자들이 자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말할 만한 상황이 적기도 하겠네요(웃음).
 
 
('유순'과 '존중'이라는 말이 한국 의사들에겐 낯설지만, 그렇단다.)



홍보용 브로셔에 찍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환자들이 거부감이 별로 없나 봐요? 외국인 의사에 대해서?
 
-없진 않겠지요.
 
다만 일본인 특성상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드러내기보단 속으로 앓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른 반사 이익을 저 같은 새내기 의사들이 누린다고 생각해 항상 환자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양국 정치 상황이 나빠도, 한국인 개인에 대해선 성실, 근면, 정 등의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생활에 지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일본어를 너무 못하면 역시 신뢰는 받지 못합니다.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요.
 
 
메디게이트뉴스: 일본 전공의와는 잘 지내요? 오프(휴무) 때 같이 술을 먹는다든지. 같이 시간을 보낸다든지 하는 병원 외 생활에서는 어떤가요?
 
-다들 기본적으로 성격이 좋아 무난하게 지내는 편입니다만,
 
절친을 한국보단 만들기 힘들더라고요. 술 먹는 횟수나 자리도 아마 한국보단 적을 듯하고요.
 
개인주의가 익숙한 나라여서 자기만의 시간을 쓰길 바라는 경우가 많고요. 한국도 점점 그렇게 변해간다고 생각합니다.
 
마취과 동기 모임은 2~3달에 1번 정도는 있고요, 그 외에는 시간 맞을 때만 가볍게 1차 정도 하는 술자리를 가끔 가지는데,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웃음).
 
역시 한국인은 한국에서 한국인답게 놀아야 가장 재밌는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그들은 선생님 같은 외국인 전공의를 어떻게 보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되게 신기해하고 "어떻게 일본어를 공부했는지?", "왜 일본에 왔는지?"를 많이 물어봤는데, 지금은 특별하게 보는 시각을 거의 못 느껴요.
 
제 일본어나 일본 생활 방식이 더 능숙해진 것도 이유 같고요, 개인주의를 존중하는 국가여서 그런지 그대로 인정해주는 편입니다.
 
차별도 느낀 적이 거의 없고요.
 
 
뒤에서 비하하거나 욕하는 게 있을진 모르지만 그런 일부는 어디에나 있을 거고, 제삼자를 통해 들은 적이 없어서 저를 어떻게 보는지 사실 별 신경을 안 씁니다.
 
제 특유의 뻔뻔한 성격도 한몫했을 수도 있겠네요(웃음).
 
 
(체류하는 국가에 잘 적응하려면 그 나라 '정서'에 대한 기본 이해는 깔고 가야 할 것 같다. 그가 현재까지 잘 적응하는 이유도 그거인 것 같고.)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 말고 다른 한국인 전공의나 그외에 외국인 전공의를 보신 적이 있나요?
 
-중국인이나 한국인 정도에요.
 
외국인 말고는,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분은 많이 봤습니다.
 
재일교포라고 해도 일할 때 특별히 차별받진 않더라고요.
 
신경외과나 마취과엔 재일교포 3세가 제법 높은 스태프로 근무하고 있고요.  


메디게이트뉴스: 현재 일본에 외국인 의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나요?
 
-일본이란 나라도 큰 틀에선 단일민족국가여서, 외국인이 미국이나 유럽만큼 진출하진 않은 것 같아요.
 
외관이 비슷한 아시아 국가에선 많이 넘어옵니다.
 
중국이나 대만은 예전부터 꾸준했고요, 일본 출생 재일교포 2~3세들은 상당히 다양한 곳에 분포돼 있습니다.
 
물론 이분들은 네이티브 일본어에 일본 교육까지 받아서, 국적만 한국이고 본인을 일본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이라고 하긴 좀 어렵죠.
 
 
저처럼 일본에 연고도 없이 한국 의대를 졸업하고 일본 의사 국가고시 합격해서 무턱대고 넘어오는 경우는 전국에 많아 봐야 몇십 명 정도였다고 하고요, 최근 20~30대 젊은 분들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긴 합니다.
 
매년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 정도 넘어오더라고요.
 
저처럼 도쿄에 머문 경우도 있지만,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에 골고루 분포해서 일본 전체로 따지면 결국 극소수지요.
 
일본에서 수련 받는 여러 장점이 어필했는지, 한국의 젊은 의사가 일본행을 많이 고민하고, 실제 문의도 많이 들어오는 편입니다.
 
일반의나 전문의 혹은 남녀 할 거 없이 골고루 말입니다. 
 






 
#한국 의사가 바라본 일본 의료와 일본 의사


 

"결국 자격증을 주는 곳이 국가냐 해당 학회냐
혹은 인정의냐 전문의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관련 분야에서 얼마나 꾸준히 일하며
실질적인 기능을 갖춘 의사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일본 의사들의 '전문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꼭 취득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나요?
 
-일본은 한국처럼 '전문의' 타이틀을 정해진 시점에 따야 한다는 압박이나 인식이 조금 희박해요.
 
이것은 두 나라의 의사 커리어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국은 전문의 자격이 뭐랄까요? 완성된 의사의 징표로써 평가받는 느낌입니다만, 4년간 트레이닝을 아무리 알차게 받아도 진료나 수술, 시술 등을 혼자 완벽하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제 직·간접적 경험을 통한 결론입니다.
 
그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펠로우 제도가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의료가 고도로 전문화되고 환자들의 권리의식 주장이 점점 당연하게 되는 환경에서 4년 만의 트레이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본의 경우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해당 분야에서 10년 혹은 20년 이상 진료하는 의사들도 있고, 이들의 실력이 갓 수련을 마친 한국 전문의보다 실력이 높으면 높았지 절대 낮진 않아요.
 
결국 자격증을 주는 곳이 국가냐 해당 학회냐 혹은 인정의냐 전문의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관련 분야에서 얼마나 꾸준히 일하며 실질적인 기능을 갖춘 의사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이 한국에서 수련 경험은 없지만, PK(학생실습)를 하셨고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에게 다양한 얘기를 건네 들으셨을 텐데요.

한국과 일본의 수련 제도의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장·단점 같은 거 말입니다.
 
 

-일단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이익, 그러니깐 국내에 남았을 경우와 비교해 본인이 얻을 수 있는 득실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해 드리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 일본 수련 제도의 장점은 크게 다가온 반면, 한국 수련의 단점이 크게 신경 쓰여서 망설이지 않고 일본으로 넘어왔습니다.
 
개인마다 장·단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니, 이런 점을 전제하고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일본의 경우 수련의는 피교육자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따라서 수련도 교육 위주로 돌아가고, 경험을 쌓고 피드백을 받는 데 치중하죠.
 
시술이나 수술 또한 숙련된 전문의 감독 아래서 우선해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 능력이나 의욕, 혹은 병원 환경에 따라 후기연수의 1년 차부터 내시경도 하고 정형외과 골절 수술도 할 수 있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초기연수의 때부턴 한국의 전공의처럼 주치의 역할도 맡는데, 안과 지망 동기는 초기연수의 2년 차 중 선택 기간 8개월을 모두 안과로 몰아넣어, 백내장 수술도 하더라고요.
 
사실 월 몇 건씩 경험한 걸 보고 좀 놀랬습니다. 그 친구는 현재 후기연수의 1년 차로 올라가서 실시간으로 피드백 받으며 외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본 의사는 레지던트 4년 이후 꼭 전문의를 따야 한다는 압박감을 별로 안 받고, 실제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더 치중하기 때문에 여러 과를 넘나들며 본인만의 커리어를 짜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요, 이런 유연성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응급의학과나 마취과의 예를 들면, 전신 관리라는 큰 틀에서 겹치는 영역이 있는데 응급의학을 돌다 마취과를 경험하기도 하고, 마취과를 돌다 응급의학을 돌거나 중환자의학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의를 딸 필요도 없거니와, 언제든지 과를 넘나들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이 보장되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커리어를 설정할 수 있죠.
 
조금 욕심이 있는 분은 더블 보드(두개의 전문의 자격증)를 따고 계속 대학병원이나 관련2차병원에 남아 공부하며 환자를 볼 수도 있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한국과 달리 2, 3차 병원의 의료기능이 확연히 구분되고, 수가 같은 제도가 2차 병원에서도 일반외과나 흉부외과의 시술이나 수술이 가능한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즉 대학병원 스태프가 아니더라도 임상의들의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의미지요.
 
 
수련 기간에 배운 기술을 써먹지 못하고 일반 개업이나 전문과 관련 없는 비보험으로 빠질 확률이 높은 한국보다는,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상대적으로 인기과, 비인기과의 개념도 덜합니다.
 
아무리 바쁜 과라도 당직일이 아니면 출퇴근하고, 급여가 훌륭한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칭찬이 이어졌다.)



마취통증의학과 신년회 중 의국 선배에게 인사하는 박광업 후기수련의. 선배중엔 95세 의사도 있다고.


메디게이트뉴스: 그럼 시스템 말고 다른 차이점은 없나요?
 
-아무래도 환자들 성향 자체가 한국보다 감정 변화가 적고, 의사라는 직종에 대해서 존중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도 외국인 입장에서 큰 장점이죠.
 
아직 저는 환자에게 무시당하거나 욕먹은 적이 없는데, 제가 잘해서라기보단 분위기가 좀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배 의사들도 개인의 성향 차이는 있지만, 저는 크게 불편함을 느낀 적도 없고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하기도 수월하고 친하면 10년, 20년 선배라도 농담도 던지고 헛소리도 하고 편하게 지냅니다.
 
한국의 수련 환경은 위에 언급한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그런 점들이 결국 단점으로 여겨지지 않나 싶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장점만 너무 말씀하셨는데, 단점은 없나요??
 
-저는 일본 생활에 아주 만족해서 그런지 아직은 없는 거 같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특별히 단점을 찾지 못하겠어요.
 
 
('부럽다'보단 '절망적이다'라는 감정이 먼저 들어왔다.)
 
 
메디게이트뉴스: 혹시 최근에 '전공의 특별법'에 관해 들어봤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이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일본에서 수련하시는 입장에서 한마디 해주세요.
 
-우선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시는 선·후배 의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일본에서 수련 받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도 한국의 수련 과정에 대한 불만이었고요, 앞으로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의료 자원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워낙 한정됐기 때문에 전공의 처우가 개선되면 '풍선효과'로 다른 직역, 예를 들면 펠로우 일이 늘어나는 것처럼 해결할 문제 또한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제 상황이 더욱 나아져, 늘어난 재원이 의료 쪽에 합리적으로 투입돼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요, 시간과 끈기가 앞으로도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공의 특별법은 의료계 내에서 상징적인 의미로서 환영하는 바이며, 더욱 나은 개선을 위한 첫 삽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일본에서의 의사 지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대충 앞에서 들어보니 '존경'이란 단어를 언급해도 될 것 같은데요.
 
-일본도 한국처럼 이전만큼 의사 지위가 높진 않습니다만, 환자에게 구타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경우는 뉴스에서 1번인가 2번 정도밖에 못 봤습니다.
 
한국보다 뉴스에 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제가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 정보에만 더 민감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근무하는 입장에선 환자가 저 같은 새내기 의사에게도 존중해 주는 걸 보면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철없는 젊은 환자나 우범지대의 환자가 예의 없이 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인인 제 입장에선 귀여운(?) 정도입니다.



일본 명함
 
 
메디게이트뉴스: 일본에서 남자 의사가 여자에게 좋은 신랑감이기도 한가요?
 
-일반적으로 그렇습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초식남이 사회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의사라도 숫기 없는 초식남은 신랑감이 되기 힘들고요.
 
뭐 결국 자기가 하기 나름 아닐까 합니다.
 
 
(비디오로 일본 여성을 배운 남의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메디게이트뉴스: 의사라는 타이틀을 걸어서 이득 보신 경험이라든지? 정말 품위(?) 없이 질문 드리자면, 여자에게 작업걸 때 조금 잘 통했다든지... 이런 경험은 없으신가요?
 
-이 부분은 '예스'라고 하면 제가 나대는 이미지로, '노'라고 하면 무능력한 이미지로 갈릴 소지가 있어서 노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의국 신년회 행사 때. 남자는 정장, 여자는 기모노를 입어야 한다고.
 


#에필로그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은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 거에요?
 
일단 개인적으론, 현재 마취과 수련을 받으며 재택 의료를 경험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 두 분야와 관련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취과에 보다 중점을 둘 경우 프리랜서에 비중을 두면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 것이고요, 재택 의료에 중점을 두면 한국의 미래와 관련 있다는 생각에 공부를 더 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의료제도는 일본의 그것을 토대로 발전해 와서, 앞으로도 일본 시스템을 벤치마킹해나갈 거라고 보는데요, 결국 제가 지금 경험하는 여러 상황이 한국 의료의 미래라고 생각해 안목을 더 키워 제 개인이나 한국 의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일본에서 수련하고 싶거나 진료를 고려 중인 의사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일본에서 수련은 충분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젊은 날의 도전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거니깐요.

 
매년 5~10명 정도의 한국 의사(일부 전문의도 포함)가 일본에서 수련 받기 위해 직접 도일합니다.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넘어왔기에 만족감 역시 큰 편이에요.
 

일본의 현재가 한국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듯, 일본에서 쌓은 의료 내·외적인 경험은 향후 한국 의료에 관한 안목을 키우는 둘도 없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정치적 문제로 일본의 여러 상황이 유독 한국에서만 과소평가되거나 외면당해왔습니다만, 그렇기에 더욱 이런 점을 간파한 사람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일본에서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며 성장하고 싶은 선생님을 기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는 끝났고... 


인터뷰 내내 말했듯 일본 의료에 대한 그의 평가는 '사견'이다.
 
그런 전제를 고려하더라도, 인터뷰 목적 중 하나였던 '일본 의료 안내서'는 많은 의사에게 선망과 자괴감을 동시에 줄 것 같다.
 
 
그는 지면상 설명으론 한계가 있다며, 본인 이메일을 공개했다.
 
성심성의껏 답변을 하겠다고 하니, 일본 진출을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하는 의사들은 주저하지 말고 날려보길 바란다.

박광업 이메일 : jetdaimudeki@yahoo.co.jp

 
그래도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데, 그의 객지 생활에도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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